DEC. 01 - DEC. 29, 2023
ONE’S COMPOSITION

Tac O & Jeehoon Stark Collective Exhibition


아줄레주 갤러리는 한 해의 마지막 전시로서 한 인간이 경험하는 시공간 속 관점의 총체를 ‘주체성’으로 정의하고, 오정택과 지훈 스타크의 작업을 통해 화면 속 다채롭게 혼재되어 있는 요소들 틈에서 흐려지기 쉬운 개인의 관점을 일깨우며 회고하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익숙하다고 믿어온 주된 리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변주처럼, 이번 전시로 눈에 보이지 않는 무의식과 본능 또는 사회적 인식으로부터 투영되어 온 관점들에 의문을 가지고 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오정택의 작업은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자 하는 인간의 천성과 맞닿아 있다. 자칫 연관이 없는 듯 보이는 기호와 표상은 낯선 이미지로 다가오고 주체와 객체, 회화와 디자인, 텍스트와 이미지처럼 극단의 비교 대상으로 놓이기 쉬운 요소가 혼재된 집합처럼 느껴진다. 작가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긴밀한 관계에 집중한다. 가려져 있거나 숨겨져 있는 것 혹은 사이에 존재하는 것들에 새로운 미학적 가치를 부여한다. 상대적 관점을 다루는 이번 작업은 모호한 매체와 요소들을 통해 그동안의 작업 주제를 관통하듯 절대적 해석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개인의 고유한 주체성에 대해 물으며 지나치게 객관화되어 받아들이기 쉬워진 현상들 사이 선택적 해석에 관한 아슬아슬한 경험을 선사한다.

 지훈 스타크의 작업은 순수한 어린이의 시선에 의탁한 심리적 정서와 엄정한 건축가의 시간을 지냈던 작가의 물리적 해석이 함께 교차되어 은유적이면서도 실제적인 공간으로 나타난다. 양면의 시선이 담긴 구조를 살펴보면 다층적인 색감과 손글씨 설명으로 작가가 경험했던 일상적 공간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다. 주제 역시 문명과 자연,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미시와 거시 등의 이항대립 요소가 마치 진공 상태처럼 화면에 녹아 들어 함께 떠돈다. 작가는 구조적 드로잉을 변주하여 회화로 재현하고, 버려진 건축 자재를 조합해 부조로 재해석하며, 건축 모형을 변용하여 도예 작업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렇듯 다양한 매체를 오가는 작업을 통해 습관의 흔적을 경계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회화적 순수성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그의 화면을 이루는 모든 요소들은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공감각적 가상세계를 만들어낸다.


일러스트레이터와 건축가로서 지나 온 두 작가의 삶은 회화로 표상되고, 정해진 규격에서 벗어나 내면으로부터 순수히 발화된 내러티브는 다시 작가의 삶으로 귀결된다. 다만 오정택은 미적 가치를 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화면을 구성하고, 지훈 스타크는 화면을 이루는 것들이 만들어내는 미적 가치 자체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방향을 달리한다. ‘인간은 가장 깊은 절망의 순간에서조차 무심결에 아름다움의 법칙에 따라 자신의 삶을 작곡한다’던 밀란 쿤데라의 말처럼, 두 작가가 종국에 평면으로 회귀하여 수놓은 이야기를 쫓아 본다면 삶의 방향성에 대해 재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작가소개



오정택(b.1972)

홍익대 섬유미술과, 동 대학원 섬유미술과 졸업. ttl 잡지 표지 그림을 계기로 표지 일러스트, 그림책 등의 출판미술 그리고 포스터 디자인, 그래픽 이미지 개발 등 다수의 다양한 창작 영역에서 작업을 해왔다. 2001-2004년까지 studio gon 디자인 실장, 2009-2018년까지 Cy Choi 아트디렉터, 14, 15회 'noma' 콩쿠르 수상, 2009년 ‘4th block international triennale in Ukraine' 특별상, 2011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으며, 라스빠스71 (2014), 아터테인 (2021), 갤러리 언플러그드(2022), 겔러리민트(2022년)에서 개인전외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고 있다.


지훈 스타크(b.1976)

열두살에 미국으로 간 후 2001년 아이오와 주립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뉴욕과 하와이, 독일 등에서 건축가로 일했다. 작업할 시간을 내기 위해 회사를 그만둔 2012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서울에서 그림을 그리고도 자기를 빚는다. 그는 뉴욕과 베를린, 도쿄 등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고, 2016년에는 갤러리 SP에서, 2017년에는 노영희의 그릇에서 그림과 도자기 작품을 선보였다.